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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026의 게시물 표시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대출 신청 버튼보다 계산기가 먼저다 카테고리: 신용/대출  |  발행용 원고 36편 금리 0.5%p 차이의 유혹. 대출이 있는 사람에게 이자는 매달 나가는 고정비 중에서도 큰 축이다. 고정비를 줄일 때 통신비와 구독을 손봤다면, 그다음 차례가 이 항목인 셈이다. 요즘은 은행 앱만 열어도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타라는 안내가 따라다닌다. 갈아타기만 하면 이자가 줄어든다는 말은 절반만 맞다. 나머지 절반은 남은 기간과 수수료, 그리고 잃게 되는 조건들이 정한다. 이 글은 대출 갈아타기, 그러니까 대환대출이 뭔지, 어떤 순서로 따져보는지, 신청 전에 확인할 함정이 뭔지를 정리한 것이다. 미리 말해두면 갈아타라는 글이 아니다. 계산해보라는 글이고, 계산 결과 그대로 두는 게 답인 경우도 흔하다. 갈아타기는 빚을 옮기는 일이다 대환대출의 구조는 단순하다. 새 대출을 받아 그 돈으로 기존 대출을 갚는 것. 빚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조건의 자리로 옮겨 가는 것이다. 목적은 보통 셋 중 하나다. 이자를 줄이거나, 여러 건을 하나로 합치거나, 상환 방식과 기간을 바꾸거나. 목적에 따라 계산법도 조금씩 다르다. 이자 절감형은 아래에서 다룰 세 가지 계산이 핵심이고, 여러 건을 하나로 합치는 경우는 이자보다 관리가 목적일 수 있다. 납부일이 제각각인 대출 여러 건은 하나만 놓쳐도 연체가 되니, 합치는 것만으로 사고 확률이 줄어든다. 기간을 늘려 월 상환액을 낮추는 갈아타기도 있는데, 이 경우 매달은 편해져도 전체 기간의 총이자는 늘어날 수 있어서 월 부담과 총비용 중 뭘 줄이려는 건지부터 분명히 해야 한다.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 모두 갈아타기가 가능하지만 대상과 절차는 상품과 시점마다 다르다. 이 글은 종류와 상관없이 공통으로 적용되는 판단의 뼈대만 다룬다. 이득 계산은 세 가지가 전부다 갈아타기의 손익은 금리 차, 남은 기간, 중도상환수수료 세 가지로 정해진다. 설명을 위해 임의로 정한 가정으로 계산해본다. 남은 원금이 5,00...

나도 전부 해봤다

  초보가 흔히 하는 투자 실수 7가지 카테고리: 투자 입문  |  실수 목록이 곧 내 일기다. 초보 투자 실수라는 제목의 글은 많다. 문제는 대부분 남 얘기처럼 읽힌다는 것. 그래서 이 글은 순서를 바꿨다. 인터넷에 도는 목록이 아니라 내가 실제로 저질렀거나 코앞에서 지켜본 순서대로, 일곱 가지를 적는다. 미리 말해두면 이 글의 목적은 실수를 안 하게 만드는 게 아니다. 그건 불가능하다. 대신 같은 실수를 두 번, 세 번 반복하는 걸 막는 것. 실수는 수업료지만 반복되는 실수는 그냥 낭비니까. 일곱 개를 겪고 나서 보니 뿌리는 하나였다. 조급함. 남들은 벌고 있는 것 같고 나만 늦은 것 같은 기분이 판단의 순서를 자꾸 건너뛰게 만든다. 그래서 아래 일곱 가지는 사실 조급함이 돈, 정보, 숫자, 마음에서 각각 어떻게 사고를 치는지의 목록이기도 하다. 돈부터 어긋난다 실수 하나, 여윳돈이 아닌 돈으로 시작하는 것. 생활비를 아껴 만든 돈, 다음 달 카드값으로 나갈 돈, 심지어 비상금까지 계좌로 옮겨 넣는 경우가 있다. 이런 돈의 문제는 금액이 아니라 시간이다. 기다릴 수 없는 돈은 시장이 아니라 달력이 파는 시점을 정하고, 달력이 정한 매도는 대체로 최악의 자리에서 이뤄진다. 여윳돈인지 헷갈리면 질문 하나로 검사하면 된다. 이 돈이 반토막 나도 다음 달 내 생활이 그대로인가. 그렇다고 답할 수 없는 돈은 금액이 얼마든 투자금이 아니다. 월급에서 저축과 투자로 미리 배정해둔 몫 안에서만 움직이면 이 검사를 매번 할 필요도 없다. 실수 둘, 첫 달부터 규모를 키우는 것. 공부보다 입금이 먼저인 경우다. 처음 몇 달은 무엇을 사든 수업료를 낼 확률이 높은 기간이라, 그 수업료가 감당되는 크기로 시작하는 게 순서다. 소액으로 겪은 하락은 경험이 되지만, 큰돈으로 겪은 첫 하락은 트라우마가 된다. 경험과 트라우마의 차이는 내용이 아니라 금액이다. 감이 안 오면 숫자로 예를 들 수 있다. 여윳돈이 300만원이라면 첫 달은 그중 10%인 30만원으로...

잃지 않는 법부터 물어봤다

  투자 전 리스크 관리 원칙 5문 5답 카테고리: 투자 입문  |  수익률 얘기는 잠깐 접자. 투자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다들 뭘 살지부터 묻는다. 나도 그랬다. 그런데 몇 년 지나고 보니 순서가 반대였다. 뭘 사느냐보다 얼마나 잃어도 되는지, 잃으면 어떻게 할지를 먼저 정한 사람이 결국 시장에 남아 있었다. 잃지 않는 게 왜 먼저냐면, 초보의 퇴장은 대부분 큰 수익을 못 내서가 아니라 큰 손실을 견디지 못해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수익 내는 법은 시장이 가르쳐주지 않지만, 잃는 규모를 줄이는 법은 시작 전에 정할 수 있다. 리스크 관리라고 하면 거창한 기법처럼 들리는데, 실제로는 시작 전에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몇 개다. 초보 시절의 내가 궁금했던, 그리고 지금도 주변에서 자주 받는 질문 다섯 개에 하나씩 답해본다. 얼마까지 잃어도 되는 돈인가 리스크 관리의 첫 질문은 종목이 아니라 돈의 출처다. 투자에 쓸 수 있는 돈은 여윳돈인데, 여윳돈의 정의는 생각보다 엄격하다. 비상금이 아니고, 생활비가 아니고, 1년 안에 쓸 계획이 있는 돈도 아니어야 한다. 없어져도 다음 달 일상이 그대로 굴러가는 돈. 그게 전부다. 통장 쪼개기를 하기 전, 생활비와 투자금이 한 통장에 섞여 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면 파는 시점을 시장이 아니라 카드 결제일이 정한다. 시세가 어떻든 결제일이 오면 팔아야 했고, 그렇게 판 자리는 이상하게도 늘 낮은 자리였다. 돈을 분리하고 나서야 기다린다는 선택지가 생겼다. 여윳돈이 얼마인지 감이 안 오면 거꾸로 계산하면 된다. 실수령에서 고정비와 생활비를 빼고, 비상금 자동이체를 뺀 나머지가 저축과 투자의 몫이다. 통장 쪼개기로 월급의 25%를 저축과 투자에 배정해뒀다면, 그 안에서 투자로 보낼 비율만 정하면 끝이라 계산이 1분이면 된다. 목돈이 없어도 이 월 배분액이 곧 투자 가능액이다. 금액만큼 중요한 축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기간. 같은 100만원이라도 다음 달에 쓸 100만원과 5년을 안 꺼내도 되는 10...

S&P500, 나스닥, 코스피

  국내주식과 미국주식, 세금은 금액보다 구조가 다르다 카테고리: 투자 입문  |  발행용 원고 33편 5월에 세금 신고하라는 안내. 미국주식을 시작하고 처음 맞은 5월, 증권사 앱에 뜬 안내를 보고서야 알았다. 국내주식만 굴릴 때는 세금이라는 걸 의식할 일이 거의 없었는데, 계좌가 바다를 건너는 순간 챙겨야 할 숙제가 생긴다는 것을. 그날 저녁 내내 검색을 했고, 검색할수록 숫자가 글마다 달라서 더 헷갈렸다. 세금 얘기가 나오면 미국주식이 손해라는 결론부터 내리는 경우도 봤는데, 그것도 성급하다. 세금은 여러 조건 중 하나일 뿐이고, 알면 관리되는 항목이지 피해야 할 함정이 아니다. 그래서 이 글은 숫자를 버리고 구조만 비교한다. 세율과 공제 금액 같은 구체 숫자는 제도 개편으로 자주 바뀌는 영역이라 여기 적는 순간 낡은 정보가 될 수 있다. 국내주식과 미국주식의 세금이 어느 지점에서 갈리는지 뼈대를 잡고 나서, 정확한 숫자는 국세청과 이용 중인 증권사의 현재 안내로 확인하는 게 올바른 순서다. 세금이 붙는 자리는 두 군데다 주식에서 세금을 만나는 자리는 크게 두 군데다. 팔아서 차익이 났을 때, 그리고 배당을 받았을 때. 이 두 자리에서 국내와 미국이 서로 다르게 움직인다. 구조부터 잡는 이유는 단순하다. 숫자는 해가 바뀌면 달라질 수 있지만 세금이 붙는 자리는 좀처럼 안 바뀐다. 자리를 알면 숫자가 바뀌어도 어디를 다시 확인하면 되는지 알고, 자리를 모르면 매번 처음부터 검색하게 된다. 국내주식과 미국주식의 세금 구조 비교 (직접 제작) 거래 자체에 붙는 비용도 있긴 하다. 국내주식은 팔 때 거래 관련 세금이 매매 대금에서 자동으로 정리되는데, 증권사가 알아서 떼고 처리하니 내가 따로 계산하거나 신고할 일은 없다. 수수료처럼 스치듯 나가는 돈이라 체감도 잘 안 된다. 문제가 되는 건, 그러니까 내 손으로 챙겨야 하는 건 나머지 두 자리다. 파는 순간: 차익 과세가 갈린다 가장 큰 차이가 여기다. 국내 상장주식은 일반 소액주주가 장...

통장에 찍힌 배당금 3,420원

배당주 기초, 수익률 숫자 읽는 법부터 카테고리: 투자 입문  |  통장에 배당금 3,420원. 주식을 시작하고 몇 달 뒤, 처음 보는 종류의 입금 문자가 왔다. 내가 뭘 한 것도 없는데 돈이 들어오는 경험은 확실히 낯설다. 그리고 그 낯선 기분이 배당주에 대한 환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가만히 있어도 돈이 나온다는 말과 함께. 그런데 배당수익률 숫자만 보고 들어가면 순서가 틀렸다. 배당은 공짜 이자가 아니고, 저 수익률이라는 숫자는 회사가 좋아져서가 아니라 나빠져서 높아지는 경우가 있다. 이 글은 배당이 뭔지, 배당수익률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사기 전에 어디를 확인해야 하는지 기초부터 정리한 것이다. 배당은 이자가 아니다 배당은 회사가 번 이익의 일부를 주주에게 나눠주는 돈이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예금 이자와 비슷해 보이는데,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두 가지 있다. 원금이 고정돼 있지 않다. 예금은 원금이 그대로인 채 이자가 붙지만, 주식은 배당을 받는 동안에도 주가가 쉬지 않고 움직인다. 나도 첫 배당 문자를 받은 날 기분 좋게 계좌를 열었는데, 그날 주가는 받은 배당금보다 더 내려가 있었다. 들어온 돈보다 줄어든 평가액이 큰 날, 배당이 이자가 아니라는 걸 몸으로 배웠다. 금액의 감각도 다르다. 예금 이자는 넣은 돈과 기간으로 정확히 예측되지만, 배당은 회사 실적에 따라 해마다 달라진다. 올해 4%였던 회사가 내년에 같은 비율을 준다는 건 어디까지나 기대지 계산이 아니다. 배당 자체도 약속이 아니다. 회사 사정에 따라 줄일 수도, 아예 안 줄 수도 있다. 예금 이자는 계약이지만 배당은 매년 다시 내리는 회사의 결정이라, 작년에 줬다고 올해도 준다는 보장이 어디에도 없다. 이 두 가지 차이를 인정하고 시작해야 배당주가 제대로 보인다. 물론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배당주를 찾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주가가 지지부진한 구간에도 현금이 들어오니 기다리는 일이 덜 괴롭고, 들어온 배당이 하락장에서 계좌를 붙들고 버티게 해주는 심리적 완충이 되기도 ...

적립식 vs 거치식

상여금 300만원 놓고 계산기부터 두드려봤다 카테고리: 투자 입문  | 상여금 300만원, 통장에 그대로. 목돈이 생기면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된다. 한 번에 넣는 게 거치식, 매달 나눠 넣는 게 적립식인데, 검색해보면 "초보는 적립식이 안전하다"는 말이 정설처럼 돌아다닌다. 나도 그 말을 그대로 믿었다. 적금 만기, 상여금, 연말정산 환급금. 이름이 뭐든 목돈이 생기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오고, 그때마다 이 논쟁이 소환된다. 그런데 이 말은 절반만 맞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성향이 아니라 앞으로의 가격 흐름이 정하는데, 그걸 미리 아는 사람은 없으니까. 이 글은 적립식 투자와 거치식 투자가 실제로 어디서 갈리는지 가상의 숫자로 직접 계산해보고, 예측 없이도 쓸 수 있는 현실적인 기준을 정리한 것이다. 적립식이 항상 안전하다는 말부터 용어부터. 거치식은 목돈을 한 번에 넣고 기다리는 방식이고, 적립식은 일정 금액을 정해진 주기로 나눠 사는 방식이다. 적금처럼 매달 붓는 그 감각이라 사회초년생에게 익숙한 쪽은 적립식이다. 원래 예금과 적금을 가르던 말인데 투자로 넘어와서는 일시 매수와 분할 매수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부르는 이름이 뭐든 질문은 하나다. 지금 있는 돈을 한 번에 넣을 것인가, 나눠 넣을 것인가. 적립식이 유리하다는 논리는 이렇다. 나눠 사면 비쌀 때도 사고 쌀 때도 사니까 평균 매수 단가가 다듬어지고, 한 번에 몰아넣었다가 고점에 물리는 사고를 피할 수 있다는 것.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항상 맞는 말도 아니다. 계속 오르기만 하는 시장을 생각해보면 바로 보인다. 그런 시장에서는 첫날이 제일 싸니, 한 번에 넣는 거치식이 당연히 유리하다. 나눠 사는 만큼 점점 비싸게 사는 셈이 되니까. 결국 적립식의 안전함은 공짜가 아니라, 오르는 장에서의 수익 일부를 내주고 사는 보험에 가깝다. 가격이 출렁일 때, 숫자로 직접 확인 말로 하면 헷갈리니 설명을 위해 임의로 정한 가정으로 계산해본다. 어떤 자산의 가격이 첫 달 1만원, 둘째 달 ...

자동차 구매의 숨은 비용

  차를 사면 무엇이 매달 나가는지부터 세어 보기 회사 동료가 차를 샀다. 점심 자리에서 "생각보다 얼마 안 든다"는 말을 들었고, 그날 저녁 나도 검색창을 열었다. 눈에 들어온 것은 차 값과 매달 낼 할부금 두 가지뿐이었다. 그 할부금이 내 배분 안에 들어오는지만 따져 보고 살 만하다고 생각했다. 며칠 뒤 종이를 꺼냈다. 보험 증권을 열 때도 회사 퇴직연금 가입 서류를 열 때도 몇 줄을 먼저 적고 막힌 줄은 물어서 채웠으니,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해 볼 참이었다. 그런데 줄을 적기 시작하자 칸이 자꾸 늘어났다. 차를 갖는 데 드는 돈이 한 가지 모양으로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해 하나. 차 값을 치르고 나면 큰돈은 끝난다 차 값은 사는 날 한 번에 정해진다. 그런데 그날 나가는 돈이 차 값만은 아니다. 등록하는 절차에 붙는 세금과 비용이 따로 있고, 이 돈은 매달 나가는 돈과 다른 칸에 앉는다. 정부가 운영하는 자동차365라는 사이트에는 신차등록비용을 계산해 보는 메뉴와 자동차 세금을 미리 계산해 보는 메뉴가 나란히 있다. 계산기가 따로 놓여 있다는 것 자체가, 차 값과 등록에 드는 돈이 같은 줄이 아니라는 뜻으로 읽혔다. 한 번 드는 돈은 모아 둔 돈을 헐어서 낸다. 매달 나가는 돈은 고정비 칸에 앉는다. 이 둘을 한 줄에 적어 두면 어느 통장에서 빠져나가는지가 흐려진다. 통장을 쪼개면서 배운 것이 그것이었다. 그림 1. 차에 드는 돈은 다섯 가지 주기로 온다 (직접 제작) 오해 둘. 월 할부금이 곧 매달 드는 돈이다 할부금은 매달 나가는 돈 가운데 한 줄이다. 그 옆에 보험료가 있고, 세워 둘 자리에 값이 붙는다면 그것도 한 줄이다. 여기까지는 차를 세워만 둬도 나간다. 타면 나가는 돈은 그다음이다. 연료비와 통행료, 밖에서 내는 주차 요금은 얼마나 타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해마다 오는 칸도 있다. 자동차세는 정해진 시기에 고지되고, 보험은 기간이 끝나면 다시 계약한다. 검사도 정해진 때가 되면 받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언제 올지 모...

통신비도 관리 포인트

  요금제 다음에 확인한 통신비 다섯 자리 휴대폰 요금제를 알뜰폰으로 바꾸면서 9만원대이던 통신 요금이 3만원대가 됐다. 그때는 통신비 정리가 끝났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끝난 것은 다섯 자리 중 하나였다. 삼 년 차 봄에 인터넷 약정이 끝났다는 문자를 받았다. 요금이 달라진 것도 아니어서 그냥 넘겼고, 며칠 뒤 고정비 목록을 손보다가 통신 항목에 휴대폰 요금 한 줄만 적혀 있는 것을 봤다. 인터넷 요금은 목록에 없었다. 원룸에 입주하면서 따로 가입했고 자동이체를 생활비 통장에 걸어 둔 채로 두 해가 지나 있었다. 청약 이체를 생활비 통장에 걸어 두고 월말 잔액이 빠듯했던 때와 같은 모양이었다. 통신비를 다시 볼 때 순서대로 확인한 다섯 자리를 적어 둔다. 통신비 항목 정리 도식 (직접 제작) 첫째, 흩어진 청구서를 한 줄로 모은다 통신비는 한 곳에서만 빠져나가지 않는다. 휴대폰 요금, 인터넷, 텔레비전, 집전화가 각각 다른 날짜에 다른 계좌에서 나가면 합계가 잡히지 않는다. 나는 휴대폰만 고정비 통장에서, 인터넷은 생활비 통장에서 나가고 있었다. 먼저 할 일은 요금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항목을 한 칸에 모으는 것이다. 카드 명세서와 계좌 이체 내역에서 통신 관련 항목만 뽑아 이름과 금액과 결제일을 한 줄씩 적었다. 자동결제 목록을 한 달에 한 번 뽑아 보는 습관에 통신 항목이 빠져 있었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 둘째, 약정이 언제 끝나는지 확인한다 항목을 모으고 나면 각 줄에 약정 만료일을 붙인다. 만료일을 모르면 지금 무엇을 고칠 수 있고 무엇을 고치면 위약금이 붙는지 구분되지 않는다. 만료됐다고 요금이 저절로 내려가지도 않는다. 내 인터넷 회선이 그랬다. 약정이 끝난 뒤에도 청구서 금액은 그대로였고, 달라진 것은 지금 해지하거나 조건을 바꿔도 계약상 물어낼 것이 없다는 상태 하나였다. 만료는 요금이 바뀌는 날이 아니라 선택지가 열리는 날이다. 반대로 아직 기간이 남은 줄은 지금 손대면 비용이 생기는 줄이다. 그 줄에는 만료일만 적어 두고 그날이 오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