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글

8월, 2026의 게시물 표시

소득공제 vs 세액공제

  소득공제 vs 세액공제, 이름은 비슷한데 왜 결과가 다를까 연말정산이나 종합소득세 이야기를 하다 보면 늘 걸리는 단어가 두 개 있다.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다. 나도 처음에는 둘 다 세금 깎아주는 거니까 결국 같은 말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이 둘은 세금을 깎아주는 자리가 다르다. 그 자리 차이 때문에 같은 금액을 공제받아도 실제로 줄어드는 세금이 달라진다. 오늘은 이 두 단어를 하나씩 구분해 본다. 세금이 어떻게 계산되는지부터 짚고 가야 이야기가 쉬워진다. 아주 단순하게 보면 세금은 두 단계로 정해진다. 먼저 한 해 동안 번 소득에서 이런저런 항목을 빼서 세금을 매길 기준 금액을 정한다. 이 기준 금액을 과세표준이라고 부른다. 그다음 이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해서 내야 할 세금을 계산한다. 소득공제와 세액공제는 이 두 단계 중 서로 다른 지점에서 작동한다. 소득공제는 세율을 곱하기 전 단계에서 빠진다. 즉 세금을 매길 기준 금액 자체를 줄여준다. 기준 금액이 줄면 거기에 세율을 곱한 결과도 줄어드니 세금이 낮아진다. 핵심은 여기서 줄어드는 세금의 크기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소득공제로 기준 금액을 100만원 줄였다면, 실제로 아낀 세금은 그 100만원에 자기한테 적용되는 세율을 곱한 만큼이다. 세율이 낮은 구간에 있는 사람은 조금 줄고, 세율이 높은 구간에 있는 사람은 더 많이 줄어든다. 같은 소득공제라도 소득이 높을수록 효과가 커지는 구조다. 세액공제는 반대로 세율을 다 곱해서 세금이 확정된 다음 단계에서 빠진다. 계산이 끝나 나온 세금에서 정해진 금액을 그대로 빼주는 것이다. 세액공제 100만원이면 세율이 낮든 높든 상관없이 세금에서 100만원이 빠진다. 소득 수준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지 않고, 정해진 만큼 그대로 깎인다. 그래서 소득이 아주 높지 않은 사회초년생 입장에서는 세액공제 항목을 놓치는 게 특히 아깝다. 금액 그대로가 세금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숫자 없이 원리만 놓고 보면 이렇게 그려진다. 두 사람이 있다고 하자. 한 명은 세율이 낮...

연말장산의 개념

  연말정산 처음이라면 - 개념부터 입사하고 처음 맞은 1월, 회사에서 연말정산 서류를 제출하라는 공지가 왔다. 주변에서는 13월의 월급이라는 말이 오갔다. 나는 뭘 해야 하는지 몰라 간소화 자료 제공에 동의만 하고 끝냈다. 결과는 환급이 아니라 소액 추가 납부였다. 보너스를 기대하다가 몇만원을 더 내게 되자 그제야 연말정산이 뭔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번 글은 그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었던 설명이다. 공제 항목을 나열하기 전에 구조부터 이해하는 편이 빠르다. 오해 1. 연말정산은 보너스다? 아니다. 연말정산은 덤으로 주는 돈이 아니라 이미 낸 세금을 다시 계산하는 절차다. 월급명세서를 보면 매달 소득세가 빠져나간다. 회사가 월급을 주기 전에 세금을 미리 떼어 국가에 내는 것을 원천징수라고 한다. 그런데 이 금액은 정확한 세금이 아니다. 내 연봉이 얼마로 확정될지, 공제받을 항목이 얼마나 되는지는 연말이 되어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간이세액표라는 기준표에 따라 어림값으로 떼어 둔다. 해가 바뀌면 지난 1년의 소득이 확정된다. 이제 실제로 내야 할 세금을 계산할 수 있다. 이것을 결정세액이라고 한다. 연말정산은 이 결정세액과 1년 동안 원천징수로 미리 낸 세금을 비교하는 작업이다. 미리 낸 세금이 더 많으면 차액을 돌려받고, 적으면 더 낸다. 환급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1년 내내 세금을 넉넉히 떼였다는 뜻이지 어디서 공돈이 생긴 것이 아니다. 반대로 추가 납부가 나왔다고 손해를 본 것도 아니다. 어느 쪽이든 결과적으로 내는 세금의 총액은 같다. 숫자를 넣어 보면 더 분명하다. 예를 들어 매달 10만원씩 1년 동안 120만원을 원천징수로 미리 냈다고 하자. 연말에 계산한 결정세액이 100만원이면 20만원을 돌려받고, 140만원이면 20만원을 더 낸다. 어느 경우든 내가 부담한 세금은 결정세액 그대로다. 달라지는 것은 정산의 방향뿐이다. 그래서 환급을 늘리는 유일한 방법은 소비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요건에 맞는 공제 항목을 빠짐없이 반영해 결정세액 자체를...

나에게 맞는 경조사비

  경조사비, 예산으로 관리하는 법 — 자주 묻는 질문 4가지 월급을 쪼개 쓰기 시작하면 의외의 복병이 하나 있다. 경조사비다. 청첩장과 부고는 내 예산 사정을 봐 가며 오지 않는다. 통장 쪼개기를 시작한 첫 달, 나는 대학 동기의 청첩장을 받고 비상금 통장에서 10만원을 꺼냈다. 생활비 통장에는 이미 남은 돈이 없었고, 축의금을 안 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 뒤로도 경조사비는 예산표의 어느 칸에도 얌전히 들어가 주지 않았다. 어떤 달은 한 푼도 안 나가고, 어떤 달은 결혼식과 장례가 겹쳐 십몇만원이 한 번에 나간다. 이 글은 그 불규칙한 지출을 예산 안으로 끌고 들어오면서 내가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 네 개를 정리한 것이다. Q1. 경조사비, 비상금에서 꺼내 쓰면 안 되나 처음에는 그렇게 했다. 경조사가 생길 때마다 비상금 통장에서 꺼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도 비상금 잔액이 늘지를 않았다. 그때 깨달은 것이 있다. 경조사는 갑작스러운 병원비나 수리비처럼 올지 안 올지 모르는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시점만 모를 뿐, 1년 단위로 보면 거의 확정된 지출이다. 직장 생활을 몇 년 하다 보면 결혼식은 매년 온다. 확정된 지출을 비상금으로 계속 막으면 정작 비상금은 목표액에 도달하지 못한다. 나는 생활비 3개월치를 비상금 1차 목표로 잡아 두었는데, 경조사비가 그 속도를 갉아먹고 있었다. 그래서 경조사비를 비상금과 분리해 따로 모으는 쪽으로 바꿨다. 비상금은 예측하지 못한 일에만 쓰고, 예측할 수 있는 일에는 이름이 붙은 돈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다. Q2. 한 달에 얼마를 떼어 두면 되나 남의 평균보다 내 기록이 정확하다. 연말에 카드 명세서와 계좌 이체 내역, 메신저에 쌓인 모바일 청첩장을 뒤져 1년치 경조사 지출을 세어 봤다. 결혼식 네 번, 장례 세 번, 돌잔치 한 번. 합계 약 60만원이었다. 12로 나누면 월 5만원이다. 그래서 지금은 월급날에 생활비 몫에서 5만원을 미리 떼어 비상금이 들어 있는 파킹통장으로 보내고, 이체 메모에 '경조사...

생활비 다이어트

  자취 생활비 다이어트 — 무작정 굶기지 말고 '기준선'부터 자취를 시작하면 제일 먼저 놀라는 게 생활비다. 월세와 공과금 같은 고정비는 그래도 미리 예상이 되는데, 식비와 생필품, 자잘한 소비로 빠져나가는 돈은 도무지 손에 잡히질 않는다. 나도 자취 초반에는 생활비 통장에 넣어둔 돈이 왜 이렇게 빨리 사라지는지 몰라서 한참을 헤맸다. 생활비 줄이기를 흔히 '다이어트'에 비유하는데, 겪어 보니 방식도 정말 비슷하다. 무작정 굶으면 며칠은 버티지만 결국 폭식으로 돌아온다. 생활비도 마찬가지다. 이번 글에서는 자취 생활비를 무리 없이, 그러니까 요요 없이 줄이는 방법을 순서대로 정리해 봤다. 1. 줄이기 전에 '기본 생활비'부터 잰다 다이어트를 할 때 기초대사량을 알아야 무리한 감량을 피하듯, 생활비도 내 한 달 최소 생활비가 얼마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이걸 모르고 숫자만 낮게 잡으면 반드시 탈이 난다. 나는 통장 쪼개기를 처음 세팅할 때 생활비를 60만원으로 잡았다가 딱 2주 만에 바닥을 냈다. 아껴 살면 될 줄 알고 이상적으로 낮게 잡은 게 문제였다. 결국 실제 지출을 두 달쯤 지켜본 뒤 80만원 안팎으로 다시 잡았고, 그제야 통장이 월말까지 버텼다. 목표는 '최대한 적게'가 아니라 '내가 실제로 지킬 수 있는 선'이어야 한다. 무리한 목표는 지키다 무너지고, 무너지면 오히려 더 쓰게 된다. 2. 식비: 크게 사서 아끼려다 버린다 자취 생활비의 진짜 승부처는 식비다. 그런데 여기서 초보들이 자주 빠지는 함정이 하나 있다. 바로 '크게 사면 싸다'는 착각이다. 나도 생활비를 줄이겠다고 큰맘 먹고 대형마트에서 채소며 반찬거리를 잔뜩 사 온 적이 있다. 대용량이 단가는 확실히 싸니까 그게 절약인 줄 알았다. 그런데 혼자 사는 살림이라 그 많은 걸 다 먹지를 못했다. 시들어 버린 채소, 냄새가 시큼해진 반찬을 며칠에 한 번씩 버리다 보니, 아끼려던 돈이 고스란히 음식물 쓰레기봉투로...

주거비의 진실

  월세 살면서 돈 모으기 — 3년 월세살이에서 배운 주거비 관리 월세를 내면서 돈을 모을 수 있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매달 수십만원이 집주인 계좌로 빠져나가는데 저축까지 하는 게 가능하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다만 전세나 자가로 사는 사람과 같은 방식으로는 안 되고, 월세살이에 맞는 계산법이 따로 필요하다. 이 글은 첫 직장을 다니며 3년째 월세로 살고 있는 내가 시행착오로 배운 것들을 정리한 기록이다. 계약서의 월세와 실제 주거비는 다르다 첫 직장에 합격하고 회사 근처에 보증금 1,000만원, 월세 43만원짜리 원룸을 계약했다. 당시 실수령액이 250만원 정도였으니 월세 43만원이면 감당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이 판단에는 구멍이 있었다. 입주하고 나서야 관리비 7만원이 별도라는 사실이 체감됐다. 계약할 때 분명히 들었지만, 머릿속 주거비는 여전히 43만원이었다. 여기에 첫 겨울이 오자 도시가스 요금이 여름의 몇 배로 뛰었다. 12월 실주거비를 계산해 보니 월세 43만원, 관리비 7만원, 난방을 포함한 공과금까지 55만원에 가까웠다. 예산보다 10만원 넘게 초과한 것이다. 그달은 저축을 건너뛰었다. 이 일 이후로 주거비를 계약서상 월세가 아니라 월세, 관리비, 전기·가스·수도 요금을 합친 총액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여름과 겨울의 공과금 차이까지 반영해 연평균으로 잡으면 내 경우 월 52만원 안팎이었다. 예산에 적는 숫자는 43이 아니라 52여야 했다. 월세 집을 구할 때 관리비에 무엇이 포함되는지 확인하는 것도 이때부터 습관이 됐다. 같은 7만원이라도 인터넷과 수도가 포함된 곳과 아무것도 포함되지 않은 곳은 실제 부담이 다르다. 집을 보러 가서는 월세 대신 이렇게 묻는 편이 낫다. 관리비에 뭐가 포함되는지, 난방 방식이 개별인지 중앙인지, 직전 겨울 가스 요금이 대략 얼마였는지. 이 세 가지 답을 들으면 그 집의 진짜 가격이 나온다. 월세와 실주거비의 차이 (직접 제작) 주거비 상한선을 먼저 정한다 통장 쪼개기를 하면서 ...

신용 점수 올리는 방법

  신용점수 올리는 현실적인 방법 6가지 – 돈 안 들이고 오늘 시작하는 것부터 카테고리: 재테크 기초 내 신용점수를 처음 조회해 본 건 3년 차에 첫 신용카드를 만들기로 마음먹고 나서였다. 그 전까지는 조회만 해도 점수가 깎인다는 말을 어디선가 주워듣고 확인 자체를 미뤘다. 막상 열어 보니 점수는 그대로였고, 대신 다른 게 눈에 들어왔다. 체크카드만 쓰고 대출도 없던 시절이라 금융 이력 자체가 얇았고, 점수는 생각보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어중간한 위치였다. 그날 알게 된 사실 하나. 본인이 자기 점수를 확인하는 조회는 신용점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떨어질까 봐 미룰 이유가 처음부터 없었다. 신용점수는 대출 금리와 한도, 카드 발급 심사까지 걸려 있는 숫자인데, 정작 올리는 방법에 대해서는 과장된 이야기가 많다. 하루 만에 몇백 점을 올려 준다는 말은 걸러도 된다. 점수는 금융 생활의 기록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라 지름길이 없다. 대신 방향이 맞으면 꾸준히 오른다. 반대로 말하면, 방향이 틀린 채로 아무리 부지런해도 점수는 제자리다. 조회를 미루던 시절의 나처럼 오해 위에서 움직이면 애먼 데 힘을 쓰게 된다. 돈이 들지 않는 것부터 순서대로 정리한다. 1. 내 점수부터 확인한다 시작은 현재 위치 확인이다. 개인신용평가는 NICE와 KCB 두 회사가 하고, 점수는 1점부터 1000점까지다. 같은 사람이라도 두 회사의 점수가 다른 게 정상이다. 평가 항목과 비중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요즘은 은행 앱이나 핀테크 앱 어디서든 무료로 확인할 수 있고, 위에서 말한 대로 본인 조회는 점수에 영향이 없다. 두 회사 점수를 모두 확인해서 출발점을 적어 두면, 뒤에 나오는 방법들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스스로 검증할 수 있다. 신용점수, 흔한 오해와 사실 (직접 제작) 2. 연체를 구조로 막는다 점수를 올리는 방법보다 깎이지 않는 방법이 먼저다. 연체는 신용점수에 가장 부정적인 항목이고, 금액이 크지 않아도 일정 기간을 넘기면 기록으로 남아 한동안 따라다닌다. 의...

적금, 금리만 보면 후회한다.

  첫 적금, 금리 숫자만 보고 고르면 후회하는 이유 – 가입 전 체크 5가지 카테고리: 재테크 기초 내 첫 적금은 은행 앱 광고에서 시작됐다. 사회초년생 시절, "최고 연 5%대"라는 문구를 보고 그 자리에서 가입했다. 당시 다른 적금보다 눈에 띄게 높은 숫자였으니 고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몇 달 뒤 명세를 확인해 보니 내게 적용된 금리는 광고 숫자의 절반 수준인 기본금리였다. 최고 금리를 받으려면 카드 사용 실적, 급여 이체, 마케팅 수신 동의 같은 우대 조건을 전부 채워야 했는데, 당시 나는 체크카드만 쓰던 시절이라 카드 실적 조건은 시작부터 채울 수 없는 것이었다. 그 적금이 어떻게 끝났는지는 비상금 편에서 이미 고백했다. 사랑니 두 개와 함께 만기 넉 달을 앞두고 깨졌다. 그 뒤로 적금을 고르는 기준이 완전히 바뀌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적금은 금리 숫자로 고르는 상품이 아니다. 오해를 하나씩 걷어내면서 정리해 본다. 오해 하나. 광고 속 최고 금리가 내 금리다 아니다. 광고에 크게 적힌 숫자는 우대 조건을 전부 채웠을 때의 최고 금리이고, 조건 없이 누구나 받는 건 기본금리다. 둘의 차이가 큰 상품일수록 광고는 화려하고 실속은 없을 가능성이 높다. 우대 조건은 세 부류로 나눠서 보면 된다. 앱에서 가입하기, 마케팅 동의처럼 클릭 몇 번이면 되는 조건은 챙긴다. 급여 이체처럼 어차피 하고 있는 조건도 챙긴다. 문제는 카드 실적 몇십만 원, 특정 상품 동시 가입처럼 내 소비를 바꿔야 하는 조건이다. 우대금리 몇 푼을 받으려고 소비 구조를 바꾸는 순간 주객이 바뀐다. 비상금 편에서 파킹통장을 고를 때와 똑같은 원칙이다. 조건 없이 받는 기본금리, 그리고 클릭으로 채워지는 조건까지만 반영한 금리로 상품을 비교한다. 오해 둘. 연 4%면 부은 돈 전체에 4%가 붙는다 첫 적금 이후 통장 쪼개기를 세팅하고 다시 든 1년짜리 적금이 만기됐을 때, 이자를 보고 계산기를 두드렸다. 월 50만원씩 연 4% 적금이면 1년에 부은 돈이 6...

카드(신용, 체크)와 연말정산

  체크카드 vs 신용카드, 사회초년생의 선택 첫 월급을 받으면 주변에서 카드 이야기부터 꺼낸다. 누구는 신용카드 혜택을 안 챙기면 손해라고 하고, 누구는 사회초년생이 신용카드를 만들면 지출이 무너진다고 말한다. 둘 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이 글에서는 두 카드를 소득공제, 소비 통제, 혜택과 비용, 신용 관리라는 네 가지 기준으로 비교하고, 어느 하나를 고르는 대신 순서를 정하는 방법을 정리한다. 오해부터 걷어내기: 신용카드는 위험하고 체크카드는 안전하다? 두 카드의 구조 차이는 단순하다. 체크카드는 결제하는 순간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신용카드는 한 달 치 사용액이 모여 결제일에 한꺼번에 빠져나간다. 위험한 것은 카드 자체가 아니라, 결제일까지 내가 얼마를 썼는지 확인하지 않는 습관이다. 다만 지출 감각이 아직 잡히지 않은 시기에는 잔액이 곧 쓸 수 있는 돈인 체크카드 쪽이 계산이 단순한 것도 사실이다. 나도 첫 직장에서 실수령 250만원을 받던 시절에는 체크카드만 썼다. 첫 신용카드는 3년 차에 만들었다. 전월실적을 채우면 매달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골랐는데, 막상 써 보니 월말에 실적이 모자라면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서 실적을 채우고 있었다. 석 달째에 카드 명세서를 훑어보니 할인받은 금액보다 실적을 채우려고 더 쓴 돈이 많았다. 그 뒤로는 교통비 같은 고정 지출만 신용카드로 몰아서 실적이 저절로 채워지게 바꿨다. 혜택은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원래 쓰던 지출에 얹는 것이라는 결론을 그때 얻었다. 기준 1. 소득공제: 공제율이 두 배 차이 난다 연말정산의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소득공제는 카드 사용액 전체가 아니라 총급여의 25%를 초과한 금액부터 적용된다. 이때 공제율이 갈린다. 신용카드는 15%, 체크카드·직불카드·현금영수증은 30%다. 대중교통 사용분은 40%가 적용된다. 기본 공제 한도는 총급여 7천만원 이하가 300만원, 7천만원 초과는 250만원이다(조세특례제한법 제126조의2, 2026년 8월 기준). 연말정산 소득공제...

비상금 통장

  적금부터 깨던 내가 달라진 것 – 비상금 통장에 대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4가지 카테고리: 재테크 기초 사회초년생 2년 차 겨울, 사랑니 두 개를 한꺼번에 뽑았다. 발치에 치료까지 몇십만 원이 한 번에 나갔고, 잔고에 그런 돈이 있을 리 없던 나는 부은 볼을 잡고 은행 앱을 열어 적금을 깼다. 만기 넉 달 전이었다. 중도해지라 약정 이자는 거의 못 받았는데, 정작 아팠던 건 이자가 아니라 그 다음이었다. 몇 달을 부었던 적금이 사라지니 다시 시작할 의욕도 같이 사라졌다. 그때는 몰랐다. 문제가 치과가 아니라, 비상금이 없는 구조였다는 걸. 살다 보면 치과든 경조사든 이사든, 예고 없는 지출은 반드시 온다. 비상금은 그 지출이 저축을 무너뜨리지 못하게 막는 방파제다. 통장 쪼개기와 고정비 얘기를 했으니, 이번에는 그 구조의 마지막 조각인 비상금 차례다. 그동안 주변에서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 네 개에 답하는 방식으로 정리했다. 첫 번째 질문. 얼마나 모아야 하나 교과서적인 답은 월 생활비의 3~6개월치다. 한 달 생활비가 87만원이라면 260만원에서 530만원 사이. 실직이나 큰 병처럼 수입이 끊기는 상황까지 버티는 걸 기준으로 잡은 숫자다. 그런데 이 답의 부작용을 많이 봤다. 260만원이라는 숫자에 질려서 시작조차 안 하는 것. 그래서 나는 1차 목표를 100만원으로 잡으라고 답한다. 100만원이면 치과, 경조사 연타, 갑작스러운 본가행 같은 일상형 비상사태는 대부분 감당된다. 저축을 깨지 않고 넘길 수 있는 상황이 확 늘어나는 게 먼저고, 3~6개월치는 그다음 목표다. 비상금 목표 3단계 (직접 제작) 순서에 대한 질문도 따라온다. 저축과 비상금 중 뭐가 먼저냐는 건데, 동시에 가되 비중을 다르게 가져가면 된다. 월급의 5%를 비상금 자동이체로 걸어두고, 100만원이 차면 그 5%를 저축 쪽으로 돌린다. 세팅은 한 번, 목표가 차면 스위치만 바꾸는 구조다. 두 번째 질문. 어디에 둬야 하나 비상금 놓을 자리의 조건은 두 가지뿐이다. 필요한 날 ...

고정비를 줄이자.

  커피값 아껴봤자 티도 안 났다 – 한 달 고정비 30만원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 7가지 카테고리: 기초/절약 통신비 9만원, OTT 셋, 보험 둘. 절약을 결심했던 해의 내 카드 명세서가 이랬다. 그런데 손은 엉뚱하게 커피로 갔다. 돈 얘기만 나오면 다들 커피값이나 배달비부터 줄이라고 하니까. 한 달을 버텨서 8만원쯤 아꼈고, 다음 달에 그대로 원상복구됐다. 지나고 보니 순서가 틀렸다. 매일 의지로 참아야 하는 돈이 아니라, 가만히 있어도 매달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돈부터 손보는 게 맞았다. 고정비는 한 번만 조정하면 다음 달에도, 그다음 달에도 알아서 줄어 있다. 이 글은 절약에 대한 흔한 오해를 하나씩 걷어내면서, 전화 몇 통과 앱 몇 번이면 되는 고정비 줄이는 방법 일곱 가지를 정리한 것이다. 커피부터 끊지 마라 "절약은 소비 습관을 고치는 것"이라는 통념이 있다. 그래서 다들 커피, 배달, 택시부터 끊는다. 그런데 변동비 절약은 매일이 의지 싸움이다. 하루 커피 4,500원을 한 달 20일 참으면 9만원이지만, 그러려면 스무 번을 참아야 한다. 한 번 무너지면 "역시 난 안 돼"로 끝나기 쉽다. 여기서 고정비는 매달 날짜와 금액이 정해져 나가는 돈을 말한다. 월세, 통신비, 보험료, 구독료, 대출 이자 같은 것들. 월세처럼 계약으로 묶여 당장 못 건드리는 항목도 있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오늘 손댈 수 있다. 고정비는 변동비와 반대로 움직인다. 결정은 한 번인데 효과는 매달 반복된다. 실수령 250만원 기준으로 고정비 30만원을 줄이면 월급의 12%다. 1년이면 360만원. 같은 커피 절약을 1년 내내 성공해도 108만원인데, 그건 240번을 참아야 나오는 숫자다. 회사에서 연봉을 12% 올려받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만, 고정비 12%는 주말 반나절이면 가능하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이건 절약이라기보다 셀프 연봉 인상에 가깝다. 물론 30만원이라는 숫자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미 알뜰하게 세팅된 사람은 10만원 줄이기도 빠...